가장 대중적인 인문학 강사

최진기

 

탁월한 강의와 명쾌한 정보 전달로 학생과 대중에게 최고의 스타강사로 인정받고 있다. 사회탐구영역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명강사답게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해주던 실력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에게까지 경제학과 인문학에 대해 폭넓은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 이투스 강사로 어려운 경제학의 여러 개념과 그 움직임을 쉽고 명쾌하며 재미있게 설명하는 눈높이 경제 강의로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과 주부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했으며, 동부증권에서 근무했다. 현재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이다.

 

『KBS 최진기의 생존경제』, 『KBS 성공예감-김방희입니다』, 『SBS CNBC 최진기의 경제톡톡』에 출연했으며, 저서로 『지금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최진기의 생존경제』,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최진기의 뒤죽박죽 경제상식』, 『동양 고전의 바다에 빠져라』,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 1, 2, 『최진기의 글로벌 경제 특강』 , 『최진기의 끝내주는 전쟁사 특강』 1, 2 등이 있다. 2010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을 강의하고 있다.

 

 

휴먼큐브는 (주)문학동네 출판그룹의 임프린트입니다.




프롤로그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말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는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고 했습니다. 인문학 역시 수단이 아닙니다.

인문학은 영어로 ‘humanities’라고 씁니다. 단어 앞 부분의 ‘human’에서 알 수 있듯이 인문학은 인간학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human vs. expert, 인간이 되기 위해서

 

그럼 human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잠시 과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 세계를 정복한 이후 그리스의 생활방식과 문화가 오리엔트 전역에 전파되어 형성된 시기가 헬레니즘 시대입니다. 그리스와 로마 사이의 시기이죠.

그 당시 그리스와 로마는 민주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투표를 할 때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그리스는 외국인이 투표를 못했지만 로마는 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는 도시국가였고 로마는 세계국가였으니까요. 로마를 세계평등주의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 모두 여자와 노예는 투표를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안 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럼 human의 반대말이 무엇일까요?

당시에는 노예였습니다. 그때는 노예를 영어로 slave가 아닌 ‘expert’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전문가로 쓰이는 말이 당시는 노예였죠. 물론 지금 전문가는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흔히 ‘한 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으로 통합니다. 당시 노예 역시 한 가지 일, 노동에 특화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노를 젓는다거나 짐을 나르는 일 등이죠.

반면에 문학, 예술, 철학, 정치, 경제,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human, 즉 인간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 인간은 노예를 한 가지밖에 모른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어느 특정 학문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다양한 학문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인문학을 하는 길이라 여긴 것이죠. 현재 고등학생들이 사회탐구 영역 과목을 선택하여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대단히 비인문학적인 발상이죠. 사탐을 선택한다는 것은 ‘human’이 아닌 ‘expert’의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니까요. 요즘 시대가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여기저기서 말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죠.

 

 

제대로 된 ‘인간’이 되기 위해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

 

21세기는 전문가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에서도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인문학을 강조한 대표적인 사람이죠.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입사 시험에 인문학적인 소양을 묻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는 자본도 문화나 예술 등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생산이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인문학 열풍은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홀대받고 있지만 기업에서는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른 것 같지만 똑같은 증상입니다. 저는 자본에 포섭되지 않은 인문학은 버림받고 자본에 포섭된 인문학은 각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은 않습니다.

 

조앤 롤링이 쓴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예로 들어봅시다. 문학이 거꾸로 자본을 포섭한 경우겠죠. 현대 자본주의가 없었다면 롤링의 역작이 책과 영화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을까요? 문학이 주가 되고 자본이 종이 되어서 사회를 발전시키고 개선시킨 사례죠. 즉 문화와 자본의 결합을 무조건 나쁘게 볼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역으로 문화가 자본에 철저히 종속되는 것은 문제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칸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expert는 ‘수단’일 수 있고 human은 ‘목적’입니다.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죠.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야 하지만 인문학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현대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문학을 하면서도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human’과 ‘expert’가 반대말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음 페이지부터 나오는 내용은 우리가 진정한 ‘human’이 되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는가, 무슨 지식을 쌓아야 하는가에 대한 제 작은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죽은 지식이 아닌 ‘생활밀착형’ 인문학에 대해 말하고자,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영화를 통해 인문학적인 주제를 생각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살아 숨 쉬는 일상과 접목된 인문학을 통해 우리 모두 참 ‘human’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차례

 

 

프롤로그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1. <다크 나이트>로 본 일탈행위 이론

2. <슈렉>으로 본 기능론과 갈등론

3. <해리 포터>로 본 계급론과 계층론

4.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본 문화 이해 태도

5. <엑스맨>으로 본 지위와 역할

 

 

 

1. <캐리비언의 해적>으로 본 칸트 vs. 공리주의

2. <반지의 제왕>으로 본 공자와 맹자

3. <라이언 킹>으로 본 노자와 장자

4. <매트릭스>로 본 석가모니

5. <타이타닉>으로 본 존 롤스

6. <레미제라블>로 본 정의

7. <아바타>로 본 환경윤리

 

 

 

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본 남북전쟁

2. <대부>로 본 마피아의 세계

3. <석양의 무법자>로 본 골드러시

4. <7인의 사무라이>로 본 사무라이의 역사

5. <타이타닉>으로 본 대형 운송수단 사고의 역사

6. <쇼생크 탈출>로 본 탈옥의 역사

7. <쉰들러 리스트>로 본 아우슈비츠





영화 속으로

(영화의 줄거리와 대사는 주제에 맞게 각색되었습니다.)

 

정의로운 검사 하비, 고든 경감과 함께 고담 시의 범죄자 대부분을 체포한 배트맨은 하비에게 희망을 느끼고 고담 시의 수호자 역할을 넘긴 뒤 자신의 생활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조커’라는 미치광이 살인마가 등장하면서 고담 시는 다시 환란에 빠진다.

무자비한 범죄를 일삼던 조커는 자신을 저지하려는 하비 검사에게 앙심을 품고 경찰까지 매수하는 치밀한 계획 끝에 하비 검사와 그의 약혼녀 레이철을 납치한다. 이들을 구하려는 배트맨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비 검사는 사랑하는 약혼녀를 잃고 만다.

조커는 괴로워하는 하비에게 교묘히 접근하여 일탈행위를 부추기는데……

 

조커:  안녕. 이봐, 개인적인 감정은 다 풀자고…… 당신이랑 그 여자……

하비:  레이철!

조커:  둘이 납치됐을 때 난 유치장에 있었어. 내가 폭탄을 터뜨린 게 아냐.

하비:  네놈이 세운 계획이었어.

조커:  과연 네 약혼녀의 죽음이 내 탓일까? 경찰은 사회규범을 강화해서 질서를 유지하려 하지. 통제를 자꾸 강화하려고만 하잖아. 경찰서장도 그렇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사회문제로 규정짓는 너희들. 난 너희가 사회문제라고 규정짓는 행위와 사고방식을 몸소 실천하며 너희에게 정면으로 반박하는 사람일 뿐이야. 그러니 이리 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사회규범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사람은 환경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지. (하비의 묶인 손을 풀어주며)어쨌든 부패한 경찰 놈들 때문에 당신 애인이 죽은 거야. 당신도 사회규범, 규칙만 운운하다가 이꼴이 된 거고.

(하비가 조커에게 덤벼든다.)

난 당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반대로 행동했을 뿐이야. 드럼통 몇 개, 총알 몇 개로 도시가 어떻게 됐지? 이거 알아? 사람들은 지배계층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고방식만을 존중한다고. 심지어 그 행위가 일탈에 속할지라도! 사람들은 내가 총을 가진 것을 보면 분명히 범죄와 같은 일탈을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하겠지. 하지만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배트맨이라면? 그건 일탈이라고 취급하지 않아. (권총을 꺼내며)결국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권총을 하비의 손에 쥐여준다)그 행위를 저지른 사람을 일탈행위자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야. (하비의 손에 쥐여준 권총의 총구를 자신의 이마에 댄다)보다시피 난 이미 사람들의 낙인이 내면화되었어. 진정 너희가 나의 일탈을 해결하고 싶었다면 함부로 사람을 낙인찍지 말았어야지.

하비:  (동전을 손에 들고)앞면이면 살고 뒷면이면 죽는다.

조커:  어디 두고보지. (하비가 동전을 던진다.)

 

 

결국 조커의 꾐에 넘어간 하비 검사, 약혼녀 레이철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경찰서장의 가족을 납치한다.

 

하비:  당신 부하들 때문에 레이철이 여기서 죽었어.

경찰서장:  나도 왔었소, 그녀를 구하러.

하비:  안 구했잖아!

경찰서장:  못 구한 거요.

하비:  내가 말했지, 당신네 경찰들은 부패했다고. 당신이 내 말을 들었더라면 레이철을 구할 수 있었어.

경찰서장:  나도 싸웠다고요!

하비:  변명 집어치워. 난 모든 걸 잃었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괜찮을 거라고 거짓말하는 그 기분이 어떤지 아나? 곧 알게 될 거야, 경찰서장 나리. 그럼 내 눈을 보고 미안하다고 말하겠지.

경찰서장:  가족은 해치지 말아줘요.

하비:  전부 죽이지는 않아.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만…… (경찰서장의 가족에게 다가간다.)

배트맨:  아이를 해치면 안 돼.

하비:  그냥 보내주기엔 너무 불공평해! 더러운 세상에서 나 혼자만 깨끗한 사람이 되겠다? 불가능해. 난 그동안 사회규범이 정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어. (동전을 꺼낸다.)하지만 아니야. 부패한 경찰들은 사회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를 방관하다못해 결국 협조하기까지 했지. 꼬마도 레이철처럼 살 확률은 반반이야.

배트맨:  하비, 당신은 지금 일시적으로 가치관이 흔들리는 아노미 상태일 뿐이야.

하비:  그럼 왜 나만 모든 것을 잃었지?

배트맨:  그렇지 않아.

하비:  조커는 날 선택했어!

배트맨:  그거야 당신이 가장 정의로운 인간이었으니까! 조커는 당신과 접촉하고 교류함으로써 당신 같은 사람도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 거야.

하비:  성공했군.

배트맨:  총구를 돌려, 하비. 함께 노력해서 사회규범의 통제력을 회복시키자고.

하비:  당신, 말은 잘도 하는군. (동전을 들면서)네놈부터 죽이겠다! (동전을 던진다.)

 

선택의 기로에 선 하비 검사, 그의 선택은?


차별적 교제 이론

 

여러분은 배트맨과 조커 중 누구의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정의감에 불타는 수호자 하비 검사는 왜 범죄자가 되었을까요? 또 조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비의 행동은 먼저 ‘차별적 교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조커를 만나기 전까지 하비 검사는 결코 일탈행위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커를 만나면서 하비 검사의 일탈행위가 시작되었죠. 이런 걸 차별적 교제라고 합니다.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근묵자흑(近墨者黑)입니다. 검은 것의 옆에 가면 자연 검게 변하는 것처럼, 나쁜 친구와 어울리다보면 나쁘게 변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으로 차별적 교제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차별적 교제 이론을 통해 조직적인 범죄가 쉽게 설명됩니다.

 

차별적 교제 이론

일탈행동은 다른 사람들, 특히 가족이나 또래 집단 같은 친밀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학습됨.

어떤 사람들과 주로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일탈행동 학습 가능성이 달라짐.

해결 방안: 정상적인 사회집단과의 교류 촉진, 일탈자와의 접촉 차단.

 

 

아노미 이론

 

반면에 아노미 이론으로 보면 하비 검사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말 조커를 만났기 때문에 하비가 일탈한 걸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비 검사가 일탈을 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는 바로 약혼녀 레이철의 죽음입니다.

하비 검사는 원래 이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자신이 검사로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법적 정의와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이게 본래 하비 검사가 지닌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레이철이 죽었는데 기존의 가치관으로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리는 거죠.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레이철의 복수를 해야겠다는 새로운 가치관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상반되는 두 가치관이 충돌한 겁니다. 정의를 실현하는 검사의 역할과 레이철의 약혼자로서 그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하면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모른 채 가치관에 혼란이 생기는 거죠. 이런 것을 우리는 ‘아노미(anomie)’ 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아노미는 ‘무법, 무질서의 상태, 신의(神意)나 법의 무시’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노미아(anomia)에서 나온 말입니다. ‘a’는 없다는 뜻이고, ‘nomie’는 규범입니다. 즉 규범이 없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결국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됩니다. 두 가지 가치규범이 충돌해서 어느 규범을 따라야 할지 모르게 되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상태, 목적과 수단의 괴리가 발생한 것을 기능론의 ‘아노미 이론’이라고 정의합니다.

이처럼 하비 검사의 범죄행위는 ‘일탈행위 이론’에 따른 ‘차별적 교제 이론’과 ‘아노미 이론’의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영화상으로는 약혼녀의 죽음과 조커의 꼬드김이 하비를 범죄자로 만들지만, 그 과정을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아노미 이론

뒤르켐(Émile Durkheim): 급격한 사회변동으로 기존 규범이 무너지고 사회의 주도적인 규범이 없을 때 일탈이 발생.

머튼(Robert K. Merton): 문화적으로 인정되는 목표와 제도적으로 인정되는 수단의 불일치로 인해 일탈이 발생.

해결 방안: 재사회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규범을 재주입.

 

 

낙인 이론

 

하비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번에는 희대의 악당 조커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조커는 왜 범죄자가 되었을까요? 교도소에 가면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조커에게도 핑계가 있겠죠. 조커의 행동은 ‘낙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조커의 입장에서는 배트맨과 자기가 다른 게 뭐냐고 항변할 수 있겠죠. 똑같은 일을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배트맨이 총을 쐈습니다. 조커도 총을 쐈고요. 배트맨이 주먹으로 쳤고, 조커도 주먹으로 쳤습니다. 둘이 똑같은 행동을 했는데 배트맨에게는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커가 사람을 치는 것을 보고는 “나쁜 놈”이라고 욕한다는 거죠. 따라서 조커는 동일한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기만 낙인찍어 욕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는 조커니까. 너는 쓰레기, 원래 그런 놈이니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조커는 자포자기하고 맙니다. 처음에는 뭔가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자기가 얼마나 위험한 악당인지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하게 된 거죠. 이게 바로 낙인 이론입니다.

 

낙인 이론

낙인 이론은 일탈을 규정짓는 객관적인 규범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특정 행동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나 의미 규정에 관심을 둠.

상징체계를 공유하지 못하거나, 특정한 행위에 일탈이라는 상징을 부여함으로써 일탈이 발생한다고 봄.

해결 방안: 더이상 어떤 행동을 일탈이라고 규정하지 않음(비범죄화).


 

고민 부모

저는 우리 아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어려서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기대한 만큼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착한 아이였어요.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비행을 일삼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배트맨: 나쁜 친구를 사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문제예요.

조커: 나쁜 친구와 한두 번 어울린다고 해서 모두 다 문제아가 되는 건 아니죠. 오히려 자녀를 문제아로 보니까 자녀의 행동이 비행으로 보이는 거예요.

하비: 사회나 부모의 기대가 너무 높은데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니까 자녀가 밖으로 나돌면서 비행을 일삼게 되는 겁니다.

 

 

Ⅰ. 1. 배트맨은  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2. 조커는  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3. 하비는  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정답: 1. 차별적 교제 이론 2. 낙인 이론 3. 아노미 이론

 

Ⅱ. 배트맨, 조커, 하비의 이론적 관점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일까요?

진기: 배트맨은 비행이 서로 다른 가치의 갈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민석: 조커는 사회 변화에 따른 전통적인 규범의 해체가 비행의 원인이라고 본다.

성묵: 하비는 비행 자체보다는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문제삼고 있다.

대훈: 배트맨과 조커는 불량한 친구와의 접촉을 통한 학습이 비행의 원인이라고 본다.

유민: 배트맨과 하비는 비행을 규정하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한다고 본다.

 

 

해설

배트맨은 비행이 서로 다른 가치 갈등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쉽게도 진기의 말은 맞지 않습니다.

사회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규범이 해체됐다는 아노미 이론을 이야기한 사람은 조커가 아니라 하비입니다. 따라서 민석의 설명도 틀렸습니다.

비행 자체보다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문제삼은 사람은 조커입니다. 그러므로 하비라고 말한 성묵도 틀렸죠. 배트맨도 무기를 꺼내고 조커도 무기를 꺼냈는데, 배트맨이 할 때는 문제없던 것이 조커가 할 때는 문제가 되었죠. 결국 일탈은 주관적으로 정의된 것이라는 말입니다. 일탈행위를 결정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주관적인 평가가 일탈을 결정한다는 관점이 낙인 이론이죠. 성묵의 설명은 하비에서 조커로 바뀌어야 맞습니다.

다음으로 불량한 친구와 접촉하면서 물들어간다는 차별적 교제 이론은 배트맨이 한 말이죠. 그러니까 조커는 빼야 합니다. 대훈의 설명 역시 맞지 않습니다.

유민은 배트맨과 하비는 비행을 규정하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한다고 본다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탈행위는 나쁘다는 것이 배트맨과 하비의 관점입니다. 곧 일탈행위를 규정하는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규범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총을 꺼내는 행위를 예로 들면, “총을 꺼내는 건 나쁜 짓이야!”라고 하는 게 배트맨과 하비입니다. 반면 조커는 “배트맨이 총을 꺼낸 건 나쁜 짓이 아닌데, 왜 내가 꺼내니까 나쁜 짓이래?”라고 말하는 겁니다. 조커는 기본적으로 일탈행위를 규정하는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유민의 말이 맞는 설명이 됩니다.

 

 

Tip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

사전적 의미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



영화 속으로

(영화의 줄거리와 대사는 주제에 맞게 각색되었습니다.)

 

성 밖 늪지대에 사는 엄청나게 크고 못생긴 괴물 슈렉. 항상 자기관리에 철저한 슈렉은 바쁜 틈에도 취미생활을 즐기는 화려한 싱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슈렉만의 고요한 안식처에 동화 속 주인공들이 쳐들어오는데……

 

슈렉:  이럴 수가…… 안 돼! 우리집에서 다들 무슨 짓이야?! 어서 나가, 다들! 나가, 나가라고! 거긴 안 돼. 들어가지 마!

동키:  동화 속 친구들이야. 진정하고 이야기 좀 들어봐, 슈렉.

피노키오:  우리도 어쩔 수 없었어요. 추방당했다고요.

슈렉:  뭐라고?

피노키오:  성 밖으로 쫓겨났다고요.

슈렉:  누구한테?

돼지:  파콰드 영주요! 평화롭게 살던 우리를 영주가 마음대로 쫓아버렸어요.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요.

슈렉:  그렇지만 그 합의는 일부 기득권층만으로 이루어진 거잖아. 난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이건 말도 안 돼! 자, 모두 주목해봐! 우리가 원하는 것을 파콰드도 원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거야. 사회는 제로섬게임이라고!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어. 사회 발전에는 갈등이 필수적이거든. 지금 정해진 사회제도는 기득권층만을 위한 것이야. 당장 파콰드와 담판을 지어서 내 늪도 되찾고 너희들의 집도 되찾아줄게!

 

그렇게 해서 슈렉은 파콰드 영주의 성을 찾아간다.

 

동키:  저기야, 파콰드가 사는 성. 어마어마하게 크네.

슈렉:  성이 커봤자지. 주눅들 필요 없어.

파콰드:  우리 사회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사회의 각 요소가 정해진 고유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만 제대로 수행하면 우리 사회는 엄청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거죠! 우리 도시의 구성원들은 상호의존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서로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모두가 합의한 사회제도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사회제도를 잘 유지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질서와 안정이여, 영원하라! 아니, 성 밖 늪지대에 사는 초록 괴물이 여기엔 무슨 일로? 빨리 네가 있어야 할 자리로 영원히 돌아가!

슈렉:  당신이 추방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내 늪지대를 차지했어. 왜 그들을 내쫓은 거지? 당장 추방을 취소해!

파콰드:  너의 늪지?

슈렉:  그래, 나의 늪지를 되찾으러 왔어. 나는 일부 사회 구성원들끼리 합의한 일방적인 제도를 받아들일 수 없어!

파콰드:  그래? 그렇다면 너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지. 나와 계약을 맺고 너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면 네 늪을 되돌려주마.

슈렉:  좋아. 분명히 약속한 거다?

파콰드:  그럼, 나는 합의한 것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 사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해서.

슈렉:  그래, 계약 조건은?

파콰드:  저 멀리 용의 성에 갇혀 있는 피오나 공주를 구해오도록 해.

슈렉:  그래, 까짓것 알았어.

 

 

파콰드와 계약을 맺은 슈렉은 다시 성을 나온다.

 

동키:  이것 봐, 갈등 없이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 ‘합의’를 통해서 말이야. 이제 슈렉 너도 사회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겠군. 파콰드와 합의해서 서로 계약을 맺었으니 말이야.

슈렉:  아까 못 봤어? 군인들이 날 화살로 위협하는 거 못 봤냐고. 이건 강제 계약이야. 내 늪지를 되찾으려면 파콰드 혼자 정한 계약에 난 따를 수밖에 없어.

동키:  그래도 큰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잖아? 우리 모두 다친 곳도 없고 늪지를 찾을 방법도 알아냈으니 된 거지. 넌 매사를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슈렉:  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이것 봐, 사회는 양파야.

동키:  사회가 맵다고?

슈렉:  응. 아, 아니?!

동키:  사회가 맵다고?

슈렉:  아니!

동키:  그래, 뭐 사회생활이 녹록지 않긴 하지.

슈렉:  아니라고! 사회는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르다고! 겉으론 말짱해 보이지만 그 속은 기득권층이 숨겨놓은 왜곡된 사실들로 가득하다는 거지!

동키:  아이고, 저 시비쟁이.

 

이렇게 둘은 파콰드와 맺은 ‘계약’을 지키기 위해 긴 여정에 오르는데…… 과연 슈렉과 동키는 용의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무사히 구하고 늪지를 되찾을 수 있을까?


갈등론

 

평화로웠던 슈렉의 늪지에 동화 속 친구들이 몰려왔습니다. 원래 살고 있던 성에서 쫓겨났기 때문이죠.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바로 슈렉이 사는 늪지대가 한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늪지대라는 한정된 자원을 슈렉이 모두 차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파콰드 영주가 동화 속 친구들을 성에서 내쫓는 바람에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거죠.

갈등론의 기본적인 요점은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싸움, 즉 제로섬게임입니다.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두 집단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립과 갈등에서 승리한 집단은 패배한 집단을 영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서 법과 제도와 무력을 사용하게 됩니다. 나아가 그것들을 통해서 지배를 영속화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사회규범 등은 모든 사람의 합의가 아니라 일부 특정 집단, 즉 지배층만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제로섬게임

 

게임 결과, 승자가 얻는 이익과 패자가 잃는 손실의 총합이 0이 되는 게임을 말합니다. 전형적인 승자독식 게임으로 치열한 대립과 경쟁이 동반됩니다. 대표적으로 포커나 경마 같은 도박이 있으며, 선물거래나 옵션거래 같은 주식거래도 제로섬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갈등론은 사회제도를 바라볼 때 기본적으로 그 제도의 역기능에 주목합니다. 빙산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빙산은 눈에 보이는 부분은 얼마 안 되지만, 그보다 수십 배 큰 덩어리가 물속에 숨어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건 빙산 밑에 있는 거죠. 마찬가지로 겉으로 드러난 사회현상보다 그 현상의 배후에 숨어 있는 커다란 사회구조에 주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나아가 이 구조는 지배층끼리 만들었기 때문에 은폐되어 있고, 또 왜곡되고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엎어버려야 한다는 것이 갈등론의 핵심입니다.

 

갈등론적 입장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는 계층과 계급에 따라 필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음.

대립과 갈등이 사회의 역동성과 변동성을 보장하며 사회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봄.

사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협동과 조화를 경시하고 사회 존속과 통합을 소홀히 할 수 있음.

 

 

기능론

 

파콰드의 연설은 어떻습니까? 파콰드는 자신의 성을 하나의 사회로 바라봅니다. 나아가 그 사회를 살아 있는 생명체 또는 유기체처럼 여긴다는 점이 파콰드가 한 연설의 핵심입니다. 곧 성을 생명체로, 그 성에 사는 구성원 개개인을 마치 세포처럼 생각하는 거죠.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능론의 핵심입니다. 기능론은 사회를 유기체로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를테면 동키는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이 성 안에 있을 때 중요해집니다. 성이라는 사회 안에 들어오는 순간 동키는 지위를 부여받습니다. 수레를 끄는 당나귀라는 지위를 얻게 되겠죠. 그리고 동키가 제 역할에 충실할 때 성은 조화와 안정을 이루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조화와 안정 그리고 발전을 중시하는 개념이 바로 기능론이고, 기능론에서는 각자가 부여받은 지위에 걸맞은 역할을 할 때 그 사회가 발전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갈등론이 제로섬게임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본다면, 기능론은 윈윈(Win-Win)게임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키는 당나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성주는 지혜를 발휘하는 지도자 역할에 충실하고, 농노는 열심히 농사일을 해야만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있으며, 성을 지탱하는 사회구조는 모든 구성원이 합의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지키고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보수주의적 성격을 띠기도 합니다. 반면 갈등론은 지배 계급끼리 도달한 합의를 뒤집어엎어야 한다고 생각하므로 진보적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 두 편이 대화를 나눌 때가 재미있습니다. 갈등론자는 기능론자더러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이 순진한 것들!” 왜 순진하다고 할까요? 갈등론자 입장에서 기능론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만 볼 뿐 안에 숨어 있는 거대하고 왜곡된 진짜 사회구조를 못 보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기능론자는 갈등론자들에게 항상 부정적이라고 비난합니다. 다 같이 파이를 키워서 나눠 먹으면 서로 윈윈하게 될 텐데 왜 모든 걸 제로섬으로만 바라보느냐는 거죠. 그래서 기능론자는 갈등론자들이 너무 비판적이고 비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능론적 입장

사회 구성 요소들은 사회 전체의 유지와 통합에 기여함(사회유기체설).

각 요소들이 수행할 기능과 방식은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합의된 것이며, 이러한 합의가 지켜질 때 사회 발전이 가능.

급격한 사회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음.


 

Ⅰ.

휴먼 뉴스

파콰드국 빈부 격차 날로 심화, 지니계수 계속 높아져

슈렉: 기득권층이 정부 정책에 관여해서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끌고 가기 때문이야.

파콰드: 아니야!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과 그러지 않은 사람들의 몫이 반영된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1. 슈렉은  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다.

2. 파콰드는  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다.

 

정답: 1. 갈등론 2. 기능론

 

Ⅱ. 사회 불평등 현상을 바라보는 슈렉과 파콰드의 관점에 대한 설명으로 맞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기: 슈렉은 사회 기여 정도에 따라 희소가치가 분배된다고 본다.

민석: 파콰드는 사회 불평등 구조가 궁극적으로 양극화된다고 본다.

성묵: 슈렉은 파콰드와 달리 사회 불평등의 원인이 사회구조보다는 개인에게 있다고 본다.

대훈: 슈렉은 사회 불평등을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파콰드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유민: 슈렉은 사회 불평등 현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한다고 보고, 파콰드는 성취동기를 자극한다고 본다.

 

 

해설

슈렉이 ‘정부 정책’을 언급했습니다. 정부 정책이라는 말만 봐도 갈등론임을 알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이 정부 정책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것입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합의를 했다면 기능론이겠지만, 슈렉은 기득권층이 만든 것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정부 정책은 기득권층이라는 소수 집단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정부 정책은 쉬이 은폐되고 왜곡되며 정의롭지 못한 사회구조를 낳는다는, 앞서 살펴본 전형적인 갈등론적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파콰드는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사회 불평등이 발생하고 계층화 현상이 생기지만, 그것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와 보상이기에 당연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고, 그러지 못한 사람이 적은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며, 불평등이 있어야 오히려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기능론적 관점이 되겠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두번째 문제를 보면, 사회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희소가치가 분배된다는 말은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고 그러지 않은 사람은 조금 가져간다는 뜻이 됩니다. 즉 기능론의 입장이죠. 갈등론의 입장이라면 “사회 기여 정도와는 상관없이 좋은 집에서 태어나면 무조건 잘살게 되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면 무조건 못살게 되지”라고 할 겁니다. 그렇다면 갈등론은 사회 기여 정도와는 관계없이 희소가치가 분배된다고 보는 것이며, 기여 정도에 따라 희소가치가 분배된다는 입장은 기능론입니다. 따라서 진기는 슈렉이 아니라 파콰드의 관점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민석은 불평등 구조가 양극화된다고 말했으므로, 결국 불평등 구조는 나쁘고 사라져야 된다고 보는 거죠. 따라서 민석의 설명은 파콰드가 아니라 슈렉의 갈등론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불평등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서 생기는 거야”라고 하면 기능론, “사회구조 때문이야”라고 하면 갈등론이 되는 겁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저 사람이 가난한 이유는 게을러서야”는 기능론이고, “아니야. 어떤 사회든 가난한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잘못된 사회구조 때문이야”라는 건 갈등론입니다. 그러니까 성묵의 말은 슈렉의 관점이 아니라 파콰드의 기능론 관점이죠.

사회 불평등이 보편적인 현상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계속 존재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사회 불평등을 극복해야 될 대상으로 보는 것은 결국 나쁘다고 보는 것이니까 갈등론적 관점이 됩니다. 사회 불평등을 보편적 현상으로 보는 건 당연히 기능론적 관점입니다. 그러니까 대훈의 설명에서는 슈렉과 파콰드가 바뀐 걸 알 수 있죠.

유민의 말은 맞습니다. 갈등론은 제도의 역기능에 주목합니다. 불평등 현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한다는 건 역기능이니 갈등론, 즉 슈렉의 입장을 나타냅니다. 반대로 불평등이 성취동기를 자극한다는 건 순기능이죠. 그러니까 기능론, 곧 파콰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겁니다.

 

 

Ⅲ. 다음 사회 문화 현상을 이해하는 일관된 관점을 지닌 사람은?

 

 

 

해설

1번에서는 사회가 전체가 아닌 특정 집단만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를 선택한 사람은 갈등론자가 되고, ×를 선택한 사람은 기능론자가 되겠습니다. 곧 진기, 성묵, 대훈은 기능론자이고, 민석, 유민은 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