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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IT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듣고, 경험하고, 생각하며 전하는 트렌드 워커이다. 현재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이자 금융연수원 겸임교수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IT 트렌드와 스마트워크 강의를 하고 있다. 

<이임복의 IT 트렌드를 읽다> 오디오클립, <일상 IT> 유튜브, <월간 IT 트렌드> 강연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는 《워라밸의 시대! 하루 3분 시간관리》 《책 쓰는 토요일》 《원더키디의 시대, IT는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돈이 되는 IT 트렌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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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와 가상현실이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세상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발행일 2021년 6월 20일


지은이 이임복

펴낸이 백광옥

펴낸곳 천그루숲

등록 2016년 8월 24일 제25100-2016-000049호


주 소 (06990) 서울시 동작구 동작대로29길 119

전 화 0507-1418-0784 팩스 050-4022-0784 카카오톡 천그루숲

이메일 ilove784@gmail.com

기획 / 마케팅 백지수


ISBN 979-11-88348-87-9 (15320)







2020년 말부터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SF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용어였고, IT 분야에 있다면 한두 번쯤은 들어 봤을 정도로 아주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왜 갑자기 이슈가 된 걸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껏 움츠러진 세상에 던져진 화두일 수 있다. 모두가 힘들었던 냉전의 시대에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고, 10년 안에 갈 것”이라며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움직였던 케네디 대통령의 말처럼, 메타버스는 코로나 팬더믹으로 힘들어 하는 우리들에게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래가 오고 있다는 희망을 주는 바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메타버스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다. 우리가 이미 경험해 왔던 가상현실, 소셜 게임, 인공지능, 디지털 휴먼 등의 용어들을 하나로 묶어 메시지를 던진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대중들을 현혹하기 위한 마케팅 용어이자 항상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주식시장에 던져진 새로운 테마일 수도 있다. 덕분에 메타버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주식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며 불타오르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거품일까? 아니면 새로운 미래일까?’

이 책은 이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답을 먼저 내리자면 ‘메타버스는 새로운 미래’임이 맞다.

1969년 시작된 인터넷은 1994년을 전후해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모두를 연결시켰고, 이후 우리는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전설적인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공개된 아이폰은 모바일 혁명을 가속화시켰다. 덕분에 우리는 24시간 동안 연결된 삶을 살게 됐다. 그 후로 지금까지 우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연결된 혼합현실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굳이 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있었을 뿐이다.

2020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는 모든 인류에게 공통된 경험을 줬다. 바로 ‘고립’과 ‘디지털을 통한 연결’이다. 자의든 타의든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은 줄어들었고, 고립된 삶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디지털을 통한 연결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갈등을 해소했고, 줌과 팀즈 등의 업무용 도구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계속했다. 휴식을 취하는 방식 역시 달라졌다. 동물의 숲과 같은 힐링 게임이나 포트나이트, LOL과 같은 게임을 통해 혼자가 아닌 연결된 세상 속, 게임 안에서 무료함을 달랬다. 코로나19 시국에서 게임 관련 회사들의 주가가 117% 이상 오른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터넷 혁명, 모바일 혁명, 그리고 이제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 모두에서 우리는 각자 소통하고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를 정의하기에 모바일 혁명이라는 말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는 초월적인 세상, 메타버스가 인터넷과 모바일을 넘어선 제3의 혁명이 되었다.


‘메타버스는 장밋빛일까? 지금 올라타지 않으면 늦을까?’

그건 아니다. 메타버스란 용어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 소설 속 미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VR 장비를 착용하고, 가상현실 속에서 만나 일상처럼 생활하는 모습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다.

NFT(대체불가토큰) 역시 마찬가지다. 과연 NFT가 내가 가진 디지털 자산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내 것이라는 ‘소유권’을 보장해 줄 수 있을지, 아니면 ‘튤립’과 같은 거품이거나 ‘폰지’와 같은 사기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그래도 확실한 건 ‘미래는 언제나 우리가 상상하는 데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꿈꿔왔던 가상현실의 세상,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상, 우리는 지금 그 문 앞에 서 있다. 이 문 너머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 우리 앞에 있다. 두근거리며 기대된다. 그렇지 않은가? 아직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투자자라면 어디에 투자를 해야 좋을지, 기업가라면 어떻게 사업을 구상해야 할지…. 흔들리지 말고 지금의 위치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보자. 그때 이 책이 문 너머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이임복






머리말

프롤로그 – 또 하나의 세상, 메타버스가 온다




| 1 | 메타버스

| 2 | 메타버스가 주목받게 된 3가지 이유

| 3 | 메타버스 투자의 기회를 읽어라

| 4 | 메타버스의 4가지 유형

| T I P | 메타버스의 이해를 도와줄 영화




| 1 |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

| 2 | 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메타버스 게임

| 3 | 소셜 게임의 반격, 현실과 연결되다

| 4 | 메타버스, 가상세계의 부동산을 거래하다

| 5 | VR/AR은 언제 현실이 될까?

| T I P |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보자




| 1 | 대체불가토큰(NFT)

| 2 |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 NFT

| 3 | NFT의 믿음에 대한 근거

| 4 | 메타버스와 NFT의 연결

| 5 | NFT 거래시 주의해야 할 점

| 6 | NFT 거래, 어떤 부분이 강화되어야 하는가?

| 7 | NFT의 거품, 그리고 확장 가능성

| T I P | 오픈씨에서 NFT를 만들어 판매해 보자




| 1 | 성공한 메타버스의 3가지 요소

| 2 | 다시 만나는 싸이월드

| 3 | 새로운 인류, 디지털 휴먼이 온다

| 4 | K-POP, 메타버스로 날다

| T I P | 카카오의 ‘크래프터 스페이스’에서 NFT를 만들어 보자




| 1 |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 2 | 은행과 금융업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3 | 백화점과 마트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4 | 제조회사·출판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5 | 교육회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6 | 행사기획(MICE)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 7 | 정부·공공기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8 | 우리 회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 9 |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 T I P | 게더타운에서 강의를 열어보자



참고자료






또 하나의 세상, 메타버스가 온다



아침 6시, 기분 좋은 음악 소리와 함께 눈을 떴다. 눈앞의 대형 스크린에는 오늘의 수면시간과 날씨, 밤사이 받지 못한 알람 메시지, 추천 아침 식단이 보였다. 샐러드와 두유 한 잔을 ‘에너지 보드’에 올려놓고 식사를 했다. 에너지 보드에 달린 AI 카메라는 아침 식단을 인식한 후 건강 데이터에 통합시켜 놓는다.

간단한 식사를 마친 후 홈 트레이닝 화면을 거실 벽에 띄웠다. 화면에 등장한 인공지능 코치의 동작에 맞춰 자세 교정 운동을 시작했다. 화면 왼쪽에는 코치가, 오른쪽에는 내 모습이 나오며 틀린 동작을 할 때마다 바로 교정해 준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 자세가 많이 좋아졌다. 오늘 얻은 점수는 B+,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10점의 포인트가 도착했다. 현재까지의 누적 포인트는 60점이다. 빨리 300점을 채워 신발을 주문하고 싶다.

교정 운동을 마치고 XR 바이크에 앉았다. XR 글래스를 쓰고 전원을 켜 XR 짐에 접속하니 옆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XR 짐은 오프라인 헬스장에서 사이클을 타는 것처럼 가상의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좋다. 강사의 신호에 맞춰 저마다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혼자서 운동할 때보다 재미있고, 가상공간이지만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친구도 사귈 수 있다.

두 코스를 돌고 나니 8시가 넘었다. 드디어 초보자 코스가 끝났다는 강사의 말과 함께 ‘비기너’ 배지를 받았다. 배지가 있으면 무료로 트레이닝복과 신발 등으로 교환할 수 있어 바로 아바타에게 적용했다. 아바타 꾸미기가 끝난 후 스크린샷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이제 출근할 시간이다. 서둘러 씻은 후 햅틱 슈트를 입고, 키보드를 챙겨 테이블에 앉았다. 아바타로 출근하면 좋을 텐데 이번 달부터 변경된 회사 지침은 ‘업무 중 아바타 접속 금지’다. 덕분에 전 사원들에게 햅틱 슈트와 업무용 XR 글래스가 지급됐다. 글래스의 전원을 켜자 홍채 인식을 한 후 가상 오피스에 접속됐다.

가상 오피스인 XR 오피스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접속이 가능한 사무실이다. 다만, 적당한 크기의 테이블과 의자는 있어야 한다. 현실세계의 테이블을 인식해 XR 오피스 내의 공간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XR 테이블 역시 회사에서 지급해줬는데, 집안 어느 장소에 앉아 일할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왼쪽, 오른쪽, 앞, 뒤 모두 다른 동료들이 앉아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가상 오피스에서 일하는 1세대가 Zoom과 같은 화상회의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었다면, 2세대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접속해 회의를 하는 게더타운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상당히 어색했지만 사람들은 금방 익숙해졌다. 그리고 곧바로 어디에서 접속하든 함께 모여서 일할 수 있는 3세대인 ‘XR 오피스’의 초기 버전이 나왔다. 아바타로 출근이 가능했기에 자신의 실제 얼굴을 보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었다(급할 경우 씻지 않고 출근이 가능했다). 다만, 아무리 아바타가 자연스럽다 해도 사람들 간의 대화는 말뿐이 아닌 표정 등의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부분에 제약이 많았다. 게다가 아바타로 접속하다 보니 게임처럼 느껴져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은 이 단점을 보완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접속할 수 있는 4세대 XR 오피스를 이용하고 있다. 4세대에서는 XR 글래스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그대로 스캔해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XR 슈트는 정장 혹은 캐주얼을 입은 것처럼 옷차림을 바꿔줄 수 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출퇴근시간을 줄임과 동시에 집에서 혼자 일한다는 고립감이 해소되었다는 게 긍정적이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다면 메시지를 보내면 되고, 회의를 하고 싶다면 단체 메시지를 보낸 후 수락하면 즉시 회의실로 이동된다. 이곳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모두 자동으로 기록된다.

게다가 XR 오피스에서는 눈앞에 4개 이상의 모니터를 띄울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다. 공간의 제약이 없기에 생산되는 제품의 프로토타입을 실행해 함께 작동시켜 본 후 회의를 할 수 있고, 무제한으로 확장되는 캔버스를 이용해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할 수도 있다.

XR 오피스를 도입한 회사의 입장에서도 많은 것이 좋아졌다. 일단 사무실에 들어가는 고정비용이 줄었다. 직원들 개개인에게 할당하는 공간과 비품들만 해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절약된 비용을 활용해 사무실의 개별 책상을 없애고 쾌적한 회의실로 바꾸었다. 외부 사람들을 만나야 하거나 팀 내에서 오프라인 회의를 진행하고 싶을 때 쓰는 공간이다. 또 절약된 금액은 더 빠르고 쾌적한 접속을 위한 XR 오피스의 인터넷 속도 및 서버 확장 비용으로 쓰였다. 그리고 굳이 출근할 필요가 없으니 이제 글로벌 채용은 기본이 됐다. 어디에서나 접속할 수 있는 강점 때문에 해마다 우수한 해외 인재들의 지원도 늘고 있다.

12시,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일본에 사는 팀원과 점심약속이 있다. 최근 고민이 있는 것 같아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식사를 준비한 후 눈앞에 떠 있는 ‘레스토랑’ 메뉴를 누르자 화면이 이동됐다. 일본 친구가 먼저 왔는지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점심 역시 각자 집에서 먹으면 된다. 눈앞의 공간은 레스토랑으로 변했지만 현실은 자신의 집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2가지 방법이 도입되었다. 하나는 가상의 공간만 제공하는 레스토랑이다. 각자의 집에서 준비한 음식을 스캐닝한 후 상대방에게도 알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는 미리 예약할 경우 각자의 집으로 음식을 배달해 조금 더 자연스럽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먹는 음식이 일치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공간 역시 다른 손님들도 보이는 일반적인 형태와 철저하게 보안이 보장되는 단독 룸을 선택할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사무실 메뉴로 이동해 열심히 일을 한 후 이제 퇴근이다. 글래스를 벗고 기지개를 켰다. 오늘 저녁은 간만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오프라인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메타버스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비할 수는 없다.


* * *


이 이야기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에 맞추어 직장인의 하루를 재구성한 것이다. 물론 ‘자연스러운 메타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겠지만, MS의 홀로렌즈,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등 XR(혼합현실) 글래스들과 가상세계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전신 햅틱 슈트는 메타버스 세상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술 발전이 그렇듯 동전의 양면처럼 여기에도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이 있다. 공간의 제약이 해결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메타버스 내에서의 소통의 부재, 인간과 인공지능의 구분 등 고려해야 할 문제점도 끊임없이 발생한다.

어떤 미래가 오든 이미 다가온 미래다. 메타버스의 세상에서 일을 하고 살아간다는 건 우리 삶의 방식 자체가 바뀐다는 걸 의미한다. 다행인 건 메타버스의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지금부터 우리가 생각하고 준비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이미 시작된 미래인 메타버스를 조금은 진지하게, 하지만 재미있게 경험해 보자.





1


메타버스





살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지 않은가?

‘만약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가상세계라면?’

‘잠을 잔다는 건 지금 세상에서 로그아웃되는 게 아닐까?’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의 기억을 업데이트한 새로운 내가 아닐까?’

‘내 시야가 미치는 곳까지는 모든 사물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정지해 있는 게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누군가의 비디오 게임이다”라고 대놓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다. 언젠가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꿈을 가진 혁신적인 실행가이자 테슬라의 CEO인 앨런 머스크의 말이다. 물론 앨런 머스크야 워낙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왔으니 그렇다 치자(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성으로 가는 이주선을 만들고 있고, 보링컴퍼니를 만들어 LA 시내 중심부에 지하터널을 뚫고 있으며, 인간지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럴링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투자회사 중 하나인 메릴린치가 같은 말을 했다면 어떨까? 메릴린치는 ‘우리는 지금 가상세계에 살고 있다’라며, 2016년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 ‘우리가 매트릭스에 살고 있을 확률이 20~50%가 된다’고 발표했다.

2016년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시합이 있었던 해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게 된 때이다 보니 머스크와 메릴린치증권의 말은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상세계의 이야기는 먼 미래의 일이었다.

그런데 2021년, ‘메타버스’가 새롭게 등장하며 가상세계가 다시 세상의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 vs 멀티버스


메타버스Metaverse란 Meta(초월)와 Universe(세상·우주)의 합성어로, 세상 너머의 세상, 현실세계를 초월한 그 무언가를 말한다.

‘초월세계’ 이렇게 말하면 뭔가 멋져 보이지만 한 번에 와 닿지는 않는다. 이 말보다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표현으로 멀티버스Multiverse가 있다. 멀티버스는 다중우주라는 뜻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평행우주라고도 한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해 보자. 2018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는 다양한 스파이더맨이 나온다. 영화 속 현실에서는 마일스라는 소년이며, 다른 세상에서는 원래의 주인공인 피터 파커이고, 또 다른 세상에서는 피터 파커의 여자친구인 그웬 트웨이시가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하는 등 평행우주에 수많은 스파이더맨이 존재한다.



이렇게 똑같은 지구, 똑같은 나라들이 있는 또 다른 현실 속에서 각자의 역할만 달라지는 게 멀티버스다. 반면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는 하나이고, 그 현실세계가 가상세계로 연장이 된다’는 개념이다. 여기서 ‘현실세계의 연장’이라는 부분을 쉽게 정리해 보자. 현실세계 속의 당신은 취업한 지 반년밖에 안 된 27살의 신입사원이지만, MMORPG 속에서는 만랩 기사이자 길드장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실세계 속의 당신은 대기업 과장이지만, 유튜브에서는 10만 구독자를 지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우리의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다른 세계와의 연결을 ‘메타버스’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쉬운 말로 ‘가상세계’라고 표현해도 되었을 텐데, 왜 굳이 어렵게 느껴지는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갑자기 등장하게 된 걸까? 그 이슈의 시작을 찾아보자.



엔비디아,

메타버스의 시대를 선언하다


엔비디아는 그래픽 카드로 시작해 인공지능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핫한 회사이다. 2020년 10월 6일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미래 20년은 공상과학SF과 다를 게 없다.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메타버스의 시대를 선언했다. 마치 영화의 예고편과도 같았던 순간이었다.


☞ 젠슨 황 유튜브 바로가기


메타버스를 언급한 젠슨 황의 연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1 지난 20년이 놀라웠다면 앞으로 20년은 공상과학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2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3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메타버스가 처음 등장한다.

4 메타버스는 인간 아바타와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3차원(3D) 공간이며,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이다.

5 메타버스는 게임 속의 세상에 그치지 않는다. 메타버스에서 우리의 미래를 만들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다운받은 청사진으로 실제 세상을 만들 것이다.

6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는 시뮬레이션과 협업을 위한 플랫폼이다. 에픽의 언리얼, 마야, 블렌더, 어도비, 오토데스크 같은 신세계를 연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7 옴니버스 플랫폼은 하나의 세상이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만들고 학습할 수 있는 로봇을 위한 시뮬레이터다.



Metaverse is coming! -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7가지로 정리된 연설에서 주목할 부분은 4가지다. 하나씩 해석해 보자.

첫째, 메타버스는 인터넷 다음의 세계다. 인터넷 혁명 다음의 가장 큰 변화는 모바일이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인공지능의 시대를 가장 큰 변화로 이야기해 왔는데, 인공지능의 시대란 결국 메타버스와의 연결을 의미한다.

둘째, 메타버스는 게임 속 세상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메타버스를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