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logy in Minutes

Copyright © Marcus Weeks 2015

All rights reserved

Korean translation copyright © 2016 by BOOK21 Publishing Group

Korean translation rights arranged with QUERCUS EDITIONS LIMITED through EYA (Eric Yang Agency).

 

이 책의 한국어판 저작권은 EYA (Eric Yang Agency)를 통해

저작권사와 독점 계약한 ㈜북이십일에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하여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 및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서문

 

 

 

 

심리학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체험하고 지각하고 생각하는 능력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불멸의 영혼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였다. 사실 ‘심리학psychology’이라는 말 자체가 ‘영혼’과 ‘정신’이라는 뜻을 둘 다 지니는 고대 그리스어 프시케psyche에서 파생되었다. 프시케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철학의 탐구 영역이었다. 심리학을 개별적인 주제로 언급한 첫 문헌은 17세기에 발견된다. 컬페퍼는 『완전한 약초Complete Herbal』에서 이 분야를 ‘영혼에 대한 지식’이라고 정의했다. 1712년에 커즌은 ‘심리학은 인간 정신의 구조와 기능과 감정을 조사한다’며 심리학의 현대식 개념에 한층 가깝게 설명했다.

오늘날 심리학은 정신과 행동을 다루는 과학적인 연구로 간주된다. 심리학은 철학에 뿌리를 둔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생리학과 의학과 사회과학의 요소들을 모두 아우른다. 심리학은 19세기 말에 새롭게 생겨난 신경 과학 분야 및 사회학 분야와 더불어 하나의 독립적인 과학 분야로 등장했으며 현재에도 두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정신과 행동은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다. 20세기에 들어서자 심리학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왔으며, ‘정신과 행동에 관한 연구’가 광범위하고 다채로운 영역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자연과학을 다루듯이 심리학에 접근해 연구실에서 관찰과 실험을 했다. 다른 심리학자들은 심리학을 정신에 이상이 있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 과학으로 여겼다. 또한 여러 분과가 생겨나서, 사회집단 내 사람의 행동이나 성장하면서 정신이 발달하는 과정, 우리를 저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개체로 만드는 요소까지 연구했다.

오늘날 심리학은 이 모든 분야를 포함하며 정신이 작용하는 방식,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서 행동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조사한다. 심리학은 정신 작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과 마찬가지로 임상 치료부터 사회정책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에 적용된다. 한마디로 심리학은 대단히 광범위하며 아주 매혹적인 주제이다.

 

— 마커스 위크스


심리학의 선도자들
/ Precursors of psychology
 

 

 

 

 

자연과학(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은 세상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인 사색에서 진화했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벌어지는 작용과 현상에 직접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신철학이 자기 성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진정한 과학의 요소인 객관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에 대한 물리적 연구는 (객관적으로 볼 때 과학적이기는 했지만)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거의 밝혀내지 못했다. 주로 독일을 중심으로 일부 생리학자들이 정신의 작용에 대한 연구로 관심을 돌렸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특히 미국에서 철학자들이 정신철학에 과학적 접근법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접근법으로부터 심리학이 새로운 과학 분야로 등장해 철학과 생리학 사이의 간극을 메웠다.

 


정신과 뇌
/ Mind and brain
 

 

 

 

 

많은 문화권에서 신체와 별도로 (대체로 불멸의)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생각하는 능력의 근원이 영혼 혹은 프시케라고 여겼으며, 오늘날 이를 정신이라고 부른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신체와 영혼을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로 본 반면에, 플라톤은 영혼이 우리의 신체가 서식하는 물질 세계와 분리된 영원한 이데아의 세계에 속한다고 믿었다.

세월이 흘러 특히 이슬람의 학자인 아비센나 와 위대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 같은 철학자들은 무형의 정신과 유형의 신체가 서로 분리된 독립체들이라고 주장했다. 1949년에 길버트 라일은 이러한 정신-신체 이원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영혼이나 정신을 ‘기계 속 유령’으로 보는 발상을 일축했다. 최근에 등장한 컴퓨터 기술은 유용한 비유를 제시했다. 뇌와 정신을 뚜렷이 다르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보게 된 것이다.

 


신경 과학
/ Neuroscience
 

 

 

 

 

19세기 중반 경, 의학계는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관심을 돌렸다. 장 마르탱 샤르코Jean Martin Charcot를 포함한 초기 신경학자들이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증상을 검사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신경계 생리학이 탄생했다. 전환점은 카밀로 골지가 고안한 염색법으로 마련됐다. 염색법 덕분에 현미경으로 개체 세포를 검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 신경 과학의 창시자인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Santiago Ramón y Cajal은 골지의 염색법을 사용해서 신경계와 뇌의 신경세포(현재 뉴런이라고 불림)를 파악하고 분류했다. 이후의 연구는 뉴런들이 전기 화학 신호를 통해서 서로 ‘소통’해 정보를 감각기관에서 뇌로 전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또한 뇌 속 뉴런들 사이의 전기 화학적인 움직임이 정신 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으며 이어서 생리학적으로 심리학에 접근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최면
/ Hypnosis
 

 

 

 

 

독일의 의사 프란츠 메스머Franz Mesmer는 18세기 후반에 자석을 이용해서 환자의 ‘동물 자기’(인간 체내에 있는 미지의 에너지로, 이것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최면이 일어난다고 함. 옮긴이)에 균형을 회복하는 요법으로 일약 유명해졌다. 동물 자기 최면술이라 알려진 이 치료를 하는 동안 몇몇 환자들이 최면과 같은 상태에 빠져들었으며 이후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주장했다. 메스머와 동시대에 포르투갈 식민지 고아의 수도사 아베 파리아는 환자를 암시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열쇠는 자석이 아니라 ‘자각 수면’임을 깨달았다. 암시에 잘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파리아의 기법은 19세기에 치료와 오락, 두 측면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후에 외과 전문의 제임스 브레이드는 이 기법에 ‘최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선구적 신경학자인 장 마르탱 샤르코는 최면술을 히스테리 치료의 일환으로 사용했으며, 그의 제자들인 요제프 브로이어와 지크문트 프로이트 가 이 방식을 계승했다. 프로이트는 최면술을 사용하다가 ‘대화 치료’ 및 무의식 이론과 정신분석 이론을 개발하게 된다.

 


질병
/ Medical conditions
 

 

 

 

 

유사 이래 정신 질환은 늘 의심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대체로 심각한 정신 질환은 귀신 등에 홀려서 생겼다고 여겨졌다. 반면에 우울증과 같은 질환은 기분이 균형을 잡지 못해서라고 생각했고, 히스테리는 자궁의 문제 때문이라고 봤다. 오랜 세월 사람들은 이런 증상을 치유할 수 없다고 여겼다. 환자들은 ‘미쳤다’는 낙인이 찍힌 채 악명 높은 베들램 같은 정신병원에 갇혔다.

샤르코와 같은 신경학자들은 많은 정신 질환이 사실 신체에 원인이 있는 질병이라고 믿었다. 이런 생각은 에밀 크레펠린Emil Kraepelin을 비롯한 의사들에게로 이어졌다. 크레펠린은 1883년에 출간한 『정신의학 교과서』에서 뇌의 기형이 원인이라고 설명한 ‘조발성 치매증’(조현병)을 포함한 각종 정신 질환을 자세하게 분류했다. 크레펠린은 현대 정신의학 분야를 비롯해 의학의 분류와 정신 질환 치료의 토대를 놓았다.

 


실험심리학의 시작
/ Beginnings of experimental psychology
 

 

 

 

 

심리학이 개별적인 과학 분야로 정착되는 과정에서 가장 저명한 인물은 독일의 생리학자인 빌헬름 분트Wilhelm Wundt였다. 분트는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헤르만 폰 헬름홀츠의 조교로 일하며 인간의 감각 인식을 연구한 후에 심리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에 분트는 라이프치히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강의했으며 최초의 심리학 교과서를 출간했고 1879년에 사상 첫 실험심리학 연구실을 열었다.

분트의 목표는 정신 연구에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었다. 분트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의식과 지각의 연구에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다. 분트는 각종 조건이 꼼꼼하게 통제된 연구실에서 실험 대상들이 다양한 감각에 보이는 반응을 관찰하고 측정했으며 실험 대상들이 보고한 경험에 주목했다. 통제와 복제가 가능한 실험을 꿋꿋하게 고수한 분트의 소신 덕에 실험심리학의 기준이 정립되었으며 과학적인 신뢰가 확고히 정착되었다.

 


파블로프의 개
/ Pavlov’s dogs
 

 

 

 

 

심리학의 역사에서 전환점 중 하나는 우연히 일어났다. 그 전환점은 실험심리학자가 아니라 생리학자에 의해 나타났다. 1890년대에 러시아의 이반 파블로프는 개를 대상으로 위 계통의 물리적인 작용을 연구하던 중에 소화에서 침의 역할을 알아내려고 개의 침을 모아서 측정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파블로프는 침의 분비가 눈에 보이는 먹이에 대한 반응만이 아님을 알아챘다. 개는 먹이를 기대하거나 먹이를 생각(심리적인 자극제)할 때에도 침을 흘렸다.

파블로프는 이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실험의 방향을 변경했다가 행동주의의 토대인 조건형성의 원리를 발견했다. 이 원칙은 향후 반세기 동안 심리학을 지배하는 접근법이 됐다. 또한 파블로프의 실험은 동물의 행동처럼 복잡해 보이는 현상을 단순히 자연 세계에서 관찰하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 상황이 통제된 연구실 내에서 하는 실험으로도 연구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광범위한 확산
/ A wide range
 

 

 

 

 

새로운 과학으로 정착한 심리학은 20세기에 폭넓게 확산되어 사회심리학 및 발달심리학, 개인 차이심리학, 임상심리학으로 갈라졌다. 미국에서는 파블로프의 실험에 자극을 받은 새로운 세대의 심리학자들이 정신 작용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유럽에서는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과 정신분석 이론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론들이 비과학적이라고 여겼다.

특히 독일의 심리학자들은 빌헬름 분트가 개발한 실험심리학의 전통을 따라 인식을 연구했으며 형태심리학이라고 알려진 운동을 통해서 행동주의와 프로이트의 정신역학 접근법에 반기를 들었다. 20세기 후반에는 이처럼 행동이 아니라 인지 과정에 중점을 둔 연구가 우세해졌고 더불어 뇌 영상 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받은 생물 심리학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증가했다.

 


생물 심리학
/ Biological psychology
 

 

 

 

 

현대 신경 과학(신경계 연구)은 심리학이 독립된 과학 분야로 인정받게 된 때와 거의 같은 시기에 생리학의 한 분야로 등장했다. 신경 과학과 심리학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했으며, 신경계 및 특히 두뇌의 물리적 작용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면서 생물 심리학이라고 알려진 심리학 분과가 탄생했다.

행동 신경 과학, 생리심리학, 정신 생물학으로도 불리는 이런 접근법은 뇌의 구조와 기능이 우리의 정신 작용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방식을 관찰한다. 즉, 신경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 신경 과학의 발전은 과거에 자기 성찰을 통해서만 연구되었던 의식과 지각 같은 정신 작용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더불어 현대 뇌 영상 기술 덕분에 심리학에서 뇌 생리학의 역할을 심도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뇌와 신경계
/ The brain and nervous system
 

 

 

 

 

전통적으로 심장이 ‘영혼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뇌가 정신의 터전임을 알았다. 무형의 정신과 유형의 신체가 확실히 분리되어 있다고 믿는 정신-신체 이원론자들조차 뇌는 정신과 신체가 소통하는 지점이라고 여긴다. 데카르트는 정신과 신체가 뇌의 중심에 있는 솔방울샘(좌우 대뇌 반구 사이 셋째 뇌실의 뒷부분에 있는 솔방울 모양의 내분비기관. 옮긴이)에서 만난다고 믿었다. 하지만 생물 심리학의 관점에서 좀 더 적절하게 설명하자면, 뇌와 신경계는 정신적 자아와 신체적 자아 사이가 아니라 우리 자신과 외부 세계 사이의 접점이다.

감각기관에서 수집된 정보가 뇌로 전달되면, 뇌에서 내려진 ‘명령’이 감각기관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동작과 반응을 통제한다. 뇌의 신경망은 우리가 외부 세계와 상호 작용을 하게 한다. 또한 뇌의 신경망은 들어온 정보를 처리하며, 추론과 의사 결정 같은 사고 과정뿐만 아니라 의식과 경험과 지각과도 관련되어 있다.

 


신경 연결 통로
/ Neural pathway
 

 

 

 

 

신경세포, 즉 뉴런은 신경계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다. 뉴런은 ‘점화’된 전기 화학적 자극 형태의 정보를 시냅스(뉴런들이 접합하는 부위에 있는 틈)를 거쳐 전달한다. 전기 화학적 신호는 그 신호를 받는 뉴런을 자극하거나 억제해 메시지를 전달할지 말지 ‘지시’한다. 이런 선택적인 정보 전달은 독특한 통신 경로인 신경 연결 통로를 만들고, 신경 연결 통로들이 합해져 복잡한 신경망을 구성한다. 사람의 몸에 있는 약 1천 억 개의 뉴런 중 80여 퍼센트가 뇌에 있어 수많은 신경 연결 통로를 형성한다. 뇌의 다양한 기능(감각 체험, 조정 및 운동, 지각과 언어와 추론과 같은 ‘고차원의 기능’)은 각각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특정 패턴의 신경 활동을 보여 준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뇌 영상 기술 덕에 신경 과학자들이 신경 활동을 상세하게 조사할 수 있게 됐으며, 우리가 신경 활동의 복잡성에 대해서 배워야 할 점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감각 처리 과정
/ Sensory processes
 

 

 

 

 

우리는 바깥세상에 대한 정보를 눈, 귀, 코, 혀, 피부와 같은 감각기관에서 얻는다. 빛이나 소리와 같은 특정한 외부 자극제에 의해 자극을 받도록 진화한 특수한 신경세포들은 감각 경험의 원료를 제공한다. 자극을 받은 수용세포, 즉 구심 뉴런은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이웃한 세포를 자극해서 ‘연합 뉴런’을 따라 중추신경계와 뇌에 이르는 신경 연결 통로를 생성하게 한다. 뇌에서 나온 신호는 비슷한 통로로 이동해 근육을 자극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통제한다.

보통 우리는 이런 과정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뇌졸중 등으로 뇌가 손상되면 완벽하게 건강한 신체 부분이라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그 부분으로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팔이나 다리를 절단한 사람은 뇌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신경 연결 통로에서 오는 신호를 받는다고 속는 ‘환각지 현상’을 종종 경험한다.

 


뇌의 영역
/ Areas of the brain
 

 

 

 

 

감각기관에서 생긴 전기 화학 ‘메시지’는 뇌에서 감각으로 경험된다. 각 감각은 각기 다른 종류의 신호를 보내며 마찬가지로 뇌의 각기 다른 영역들이 신호를 처리한다. 이를테면 뇌의 뒤쪽에서는 시각 피질이 눈에서 입수된 정보를 받고 인접한 시각 연합 피질이 그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청각 피질과 감각 피질 같은 다른 영역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받고 처리한다. 더불어 언어를 생성하고 이해하며〔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수의근을 통제하는 기능과 관련된 특수한 영역(일차 운동 피질과 전운동 피질) 이 있다. 우리 뇌의 전두엽에는 전전두엽 피질이 있으며 생각과 추론, 성격과 지능, 계획과 의사 결정 같은 고도의 정신 작용과 관련이 있다.

 


뇌 손상 및 주지점
/ Brain damage and what it can tell us
 

 

 

 

 

각종 기능이 뇌에 집중되어 있다는 최초의 물적 증거는 뇌의 특정한 부분이 손상된 환자들을 검사하면서 나왔다. 유명한 사례는 1848년에 왼쪽 전두엽이 상당 부분 손상되는 사고를 당하고도 살아남은 미국의 철도 노동자 피니어스 P. 게이지이다. 게이지는 사고 후 정상적인 생활을 했지만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몇 년 후, 생리학자 파울 브로카Paul Broca는 심각한 언어 장애를 겪은 환자들의 사체를 부검했으며, 뇌의 특정한 부분(현재 브로카 영역이라고 부른다)에서 손상을 발견했다. 마찬가지로 카를 베르니케Carl Wernicke는 언어의 이해와 관련된 영역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로저 스페리 가 간질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뇌의 두 반구가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각 반구는 반대편 신체에서 오는 감각 정보를 처리한다. 좌뇌는 논리적 분석과 관련되어 있고 우뇌는 창의적 사고를 다룬다. 칼 래슐리의 연구는 뇌의 한 부분이 손상되면 종종 다른 부분들이 해당 기능을 넘겨받기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의식
/ Consciousness
 

 

 

 

 

신경계의 생리학에 대한 지식은 감각 정보가 뇌에 들어오고 나가는 방식을 대단히 많이 알려 준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런 감각을 경험하는 방식과 느끼고 생각하고 움직이는 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점이 비교적 적다. 의식은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고, 의식에 대한 설명은 철학적이고 자기 성찰적인 경향이 있었다. 선구적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 (오른쪽 사진)는 1892년에 생각과 지각의 연속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우리는 의식이 있는 상태가 무엇인지 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식을 어떻게 알아보고 측정할까?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우리에게 말하면 되겠지만, 이는 우리의 경험만큼이나 주관적이다. 의식의 의학적 기준은 감각 자극에 대한 반응을 바탕으로 하지만, 사람의 자의식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상태에 있는 의식의 뇌 활동에 대한 검사는 어느 정도 실마리를 제공한다.

 


의식이 있는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 What’s happening in the conscious brain?
 

 

 

 

 

신경 과학의 많은 발전이 뇌전도EEG와 자기 공명 영상MRI처럼 뇌 속의 활동을 검사하는 비침습적 방법의 발명으로 가능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깬 상태에서부터 몽상과 옅은 잠과 수면을 지나 마취나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기까지 의식에 다양한 단계가 있으며 각 상태에서 전기 활동이 상당히 많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의식에 대한 연구를 개척한 사람은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이다. 크릭은 1995년에 의식이 없는 뇌보다 의식이 있는 뇌의 전전두엽에서 더 많은 활동을 발견했으며 전전두엽이 의식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다른 생물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의식의 ‘국지성’에 동의하지 않는다. 주로 기억을 비롯한 일부 정신 기능은 뇌의 단 한 부분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줄리오 토노니Giulio Tononi가 제안한 이론에서 의식은 기억과 생각을 다루는 뇌의 다양한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생긴다.

 


깨어 있을 때와 잘 때
/ Waking and sleeping
 

 

 

 

 

우리는 하루의 약 3분의 1을 자면서 보내며 대체로 8시간 동안 연속으로 잔다. 물론 많은 문화에서 다른 습관을 보이며, 역사적으로 특정한 시대에는 일상적으로 밤잠을 두 번에 나누어서 잤다는 증거가 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는 패턴이 어떻든지 간에 일반적으로 규칙적이다. 우리는 이런 일주기성 리듬circadian rhythm을 조절하는 ‘체내 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62년, 프랑스의 동굴 탐험가 미셸 시프르는 두 달 동안 지상 세계와 전혀 접촉하지 않고 땅속에서 홀로 살았으며, 이때 자연스럽게 25시간 생활 패턴에 빠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규칙적으로 자야 하고 이런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해롭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차로 인한 피로, 교대제 근무자에게 재발되는 질병, 고문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수면 박탈은 이런 영향을 충분히 보여 준다. 그렇지만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수면의 목적이 신체와 정신을 회복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진화적 기능이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까?
/ What happens when we are sleeping?
 

 

 

 

 

자는 동안 우리는 비교적 활동도 하지 않고 외부 세상에 대한 인식도 제한하지만, 뇌는 계속 활동하는 중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주기로 의식의 여러 단계를 거친다. 잠이 들면 연속적으로 더 깊은 수면 단계로 빠르게 빠져드는데, 약 90분 후에는 이 과정이 반전되어 뇌 활동이 깨어 있는 상태의 뇌 활동과 유사한 지점까지 이른다. 이 단계의 특징은 급속한 안구 운동REM이지만, 뇌가 대단히 활동적이라도 몸의 근육은 마비되어 있고 잠을 깨우기가 어느 단계에서보다 어렵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매일 밤 렘 수면과 비렘 수면이 번갈아 생기는 3~4개의 주기를 거치며, 비렘 수면 기간은 갈수록 짧고 얕아지는 반면에 렘 수면 기간은 길어진다. 우리가 꿈을 꾸는 때는 렘 수면 동안이다. 렘 수면의 박탈은 ‘렘 반동REM rebound(수면 주기의 후반에 렘 수면이 더 길고 자주 일어나는 현상)의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수면의 목적 중 하나가 꿈을 꾸는 것, 생각을 정리하고 뇌가 새로운 입력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임을 말해 준다.

 


동기 : 욕구와 충동
/ Motivation : needs and drives
 

 

 

 

 

생존을 위해 생리적으로 필요한 욕구(숨 쉴 공기, 음식과 음료, 온기, 집, 포식자로부터의 보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충동도 있다. 생리학자 월터 캐넌은 이를 안정된 균형을 찾으려는 몸의 욕구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는 공복이라는 신체적 욕구에 의해 먹어야겠다는 충동에 빠진다. ...